잡담/회고

2021 상반기 회고

민철킹 2021. 8. 10. 19:03
공부나하지 갑자기 뭔 회고냐?

 

회고란 지나간 일을 돌이켜보며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은 공부 외적으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평소에 자기전에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내가 뭘 해야할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곤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반성하며 앞으로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게된다.

 

회고를 통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021년 상반기를 되돌아보며 지금 이 순간의 생각을 글로 남겨두고 싶었다.또한, 정형화된 틀로 작성해야하는 자기소개서에 담을 수 없던 나의 일대기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기록해 더 괜찮은 사람 더 괜찮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한다.

 

내 일대기부터 시작할 예정이기에 서론이 좀 길어질 것 같다.

 

 

나는 운이 좋다.

 

시작부터 운이 좋다니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내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싶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나는 현재 IT 관련 학과를 다니고 있고 다음 학기를 끝으로 졸업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 단 한번도 꿈을 가져본 적이 없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내 적성은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누군가가 나에게 꿈, 미래에 대해 물었을 때 제대로 답해본 기억이 없다.

학창 시절 새학기가 되고 희망 직업을 적을 때가 참 어려웠고 공기업 직원과 같은 것을 적어 제출했던 걸로 기억한다.

현실적으로 자신의 명확한 꿈을 가지고 적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정말 부러웠다. 꿈이 없었기에 내가 왜 공부를 해야만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고 그냥 남들처럼 학원, 과외를 다니며 모의고사를 풀고 야자를 하는 수동적인 삶을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불행한 삶이였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수능을 쳤고 잘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못치지도 않은 적당한 성적을 받았고 집 근처 부산에 상위권 대학을 정시로 넣었다.(전기과, 기계과 같은 과로 지원했음)

당해 지방대의 경쟁률이 폭발하였고 안정권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3개 대학 모두를 예비번호로 받았고 끝내 합격하지 못했다.

 

다시 수험생 생활을 해야한다는 것이 너무 싫었고 부모님께도 죄송했고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합격하지 못한 내 잘못이었기에 부모님과 상의해 기숙 재수 학원에 계약금을 넣고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께서 정시인원이 미달된 각 대학의 학과에서 추가모집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말씀해주셨고 대학 간판이 무엇이 되었건 재수가 너무 싫었기에 닥치는대로 찾아 넣었다.

그렇게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에 합격했고 정말 문을 닫고 들어갔다. 내가 합격 전화를 받은 다음 날이 대학 OT날이었기에 신입생이었지만 OT도 가지못했다.

 

학교를 입학하고 너무너무 싫었던 수험생활 탓일까 1학년은 정말 방탕하게 보냈다. 공부는 일절하지 않았으며 학점이 2점 초반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자에게는 군대라는 도피처가 있기에, 군대 갔다와서 진짜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나를 좀먹었다. 1학년이 끝나고 입대를 했다. 전역 후 복학이 다가왔을 때, 솔직히 좀 큰일났다 싶었다.

1학년 때는 공부를 아예 하지않았기 때문에 복학을 하고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해보고도 적성이 맞지 않는다면 다른 곳을 찾아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2학년 복학 후 java,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전공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는데 거짓말이 아니라 너무 재밌더라. 살면서 처음 배워보는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가 나에게는 탈출구처럼 느껴졌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그 생각이 확실해졌다. 내가 기능을 설계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나를 정말 가슴뛰게 해주었다. 살면서 단 한번도 개발자,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던 내가 그것도 원해서 간 것도 아닌 학과에서 개발자라는 명확한 꿈이 생겼다. 정말 운이 좋지않은가?

 

 

하지만 그 뿐이었다.

 

정말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뿐이었다. 그 당시에 나는 그냥 학과를 다니면 자연스레 개발자가 되고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발자라는 꿈을 가졌지만 내가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공부해야하는지에 한번도 찾아보지 않았다. 그저 전공과목을 열심히 들을 뿐이었다.

컴공 또는 관련 학과에 다니는 사람은 알고있을테지만, 학과에서는 Spring, React, Git, Docker 등 기업에서 요구하는 핵심 기술 스택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것에 근간이 되는 Java, HTML, CSS, DB, 컴퓨터 구조, 자료구조 등에 대해서만 알려줄 뿐이다. 즉, 알파벳을 알려줄 뿐이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한 것은 스스로가 직접 학습해야한다.

 

나는 이것을 너무 늦게알았다. 3학년 중순이 되어서야 우연한 기회에 기업의 채용 공고를 읽어보게 되었고 기업에서는 java를 아는 사람, DB를 아는 사람이 아닌 이를 사용해 활용 가능한 프레임워크나 기술을 가진 신입을 원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꽤 거대한 자괴감과 후회가 밀려들었다. 꿈을 가졌으나 그 꿈을 어떻게 이루는 지에 대해 몰랐다는 게 참 모순이지 않은가?

그 직후부터 내가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한지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세부 직군에 대해 고르는 것은 나에게는 굉장히 쉬운 과정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자바를 활용하는 자바 백엔드 개발자가 되는 것이 최종적인 나의 꿈이되었다.

 

자바 백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 내가 잡았던 목표는 다음과 같다.

  - 가장 핵심인 Spring Framework에 대한 공부(spring, spring boot, jpa, spring boot jpa, querydsl 등등)

  - Docker, Kafka 등 추가적으로 보유해야할 기술에 대한 공부

  - 알고리즘 공부, 코테 준비

  - Github 1일 1커밋을 목표로 꾸준한 Github 관리

  - 프로젝트(Spring 생태계에 대한 어느정도의 능력을 갖추었을 때)

  - CS 공부

 

예상대로 서론이 많이 길어진 것 같다. 나의 일대기는 이 정도로 하고 이제 진짜로 2021년 상반기를 회고해보자.

 


그래서 그동안 뭘 했는데?

 

가장 내가 먼저 시작했던 것은 알고리즘 공부와 꾸준한 문제 풀이였다. 최근에는 프로젝트와 공부를 하며 꾸준히 풀고 있지 않지만 올 상반기 동안 270개 정도의 문제를 풀었다.(백준 골드3)

또한 기업의 코테나 스코페와 같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참여하여 코딩 테스트를 다수 합격하는 내 기준 굉장한 업적(?)을 달생했다.

 

내가 가장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가장 중요한 Spring에 관한 공부를 꽤나 열심히했다.

Spring은 정말 방대하고 공부할 것이 많다. 하나를 알기 위해선 추상화라는 벽 뒤에 감춰진 원리와 기술들도 함께 이해해야한다. 내가 올 상반기에 공부한 것은 Spring MVC, Spring Boot, JPA, Spring Data JPA, Querydsl, Spring Security이다.

스프링 생태계가 얼마나 큰데 그걸 다 공부했다고?

 

Spring에 대한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술 자체가 너무 방대하고 큰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계속 업데이트되고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평생을 공부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핵심 원리와 핵심 기술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기술에 대해서는 레퍼런스를 찾아보며 사용할 수 있다.

거의 올해 그동안은 Spring 공부에 대부분을 소모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지금도 Spring에 대한 공부는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또한 꾸준히 Github에 공부한 내용을 업로드하며 프로그래밍에 대한 내 열정을 남기고 있다.

 

다음으로 앞서 언급한 기술들에 대한 공부를 마치고 활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었다.

가장 먼저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6월에 시작한 게시판 만들기 개인 프로젝트이다.

도메인 설계부터 기능까지 스스로 구현하였다. 또한 최대한 내가 공부한 기술들을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항상 내가 공부한 기술을 프로젝트로 구현해내고 내가 생각한 기능을 위해 새로운 기능을 찾아보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 즐겁고 재밌다. 

 

추가로 클린코드 관련 도서와 이펙티브 자바를 읽으며 좀 더 괜찮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나에게 필요한 자격증이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정보처리기사SQLD가 있었다.

이 두가지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였다.

 

 

 

개발자의 필수 조건

 

개발자가 가져야할 것은 비단 개발 능력뿐이 아니다. 개발자는 필연적으로 협업을 한다.

제 아무리 풀스택 개발자여도 말이다.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소통 능력이다. 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게 팀원에게 전달하고 반대로 팀원의 생각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말이다. 앞서 나는 자기전 나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고 말했었는데 협업 또한 그 중 하나였다.

 

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혼자서 진행했기에 협업을 해본 경험이 전무후무했다. 따라서 나는 올해 어느정도 기술 스택에 대한 정립이 되고 나면 개인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팀 프로젝트를 통해 협업을 경험해보자는 목표를 가졌었다.

현재 두가지 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는 SW 중심대학과 캘리포니아 주립대 어바인 캠퍼스가 진행하는 GREAT UCI Program에 참여하여 현지 교수님과 한국인 학생 3명이 한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개발자가 가져야할 것은 개발 능력뿐이 아니라고 언급하였는데 내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것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능동적인 태도이다. 갑자기 협업 능력을 언급하다가 왜 이 말을 하냐 의아할 수도 있는데 나는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두가지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팀의 프로젝트 주제는 "헬스케어 IoT 시스템에 블록체인 적용"이다. 블록체인이라는 분야에 전무후무했던 나포함 우리팀원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주제였다. 또한 현지 교수님과 함께 진행해야하므로 영어를 사용해 회의를 진행했다. "처음 다루어보는 주제 + 영어" 듣기만해도 숨이 막히지 않는가? 하지만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내 생각은 많이 달라졌다.

 

공동의 목표를 가진 팀원이 있고 이를 도와줄 멘토가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큰 힘이 되어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이 된다. 아마 현업에서의 팀 또한 이러한 구조라고 생각한다.주니어 개발자들과 시니어 개발자들이 함께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가니 말이다.

내가 목표로 하는 백엔드 개발자와는 거리가 먼 프로젝트이지만, 개발 외적으로 개발자가 가야져야할 마인드셋이나 팀원과의 소통에 대해 굉장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개발자는 평생 공부하는 직업이라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나또한 그 의견에 동의한다. 무수한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되니 말이다. 따라서 개발자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프로젝트는 인프런 사이트를 모방하여 강의 사이트를 만드는 팀 프로젝트이다. React를 사용하는 프론트 3명과 Spring을 사용하는 백 2명이 한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매주 미팅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최대한 실무와 동일한 프로세스를 가진 프로젝트를 추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극 초반 단계이지만 나와 같은 개발에 대한 열정을 가진 분들과 함께이므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초반이긴하지만 느낀 점은 나는 누군가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공유하고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다.

 

제시된 의견에 대한 다른 팀원의 의견을 묻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매우 설렌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알 수 있고 다른 각도로 문제를 바라보는 일련의 과정이 진정한 팀, 협업의 묘미가 아닐까싶다. 최근 나를 포함한 백엔드 팀에서 도메인 설계를 마치고 프론트 분들에게 공유하여 의견과 피드백을 요청하였는데, 사실 나는 피드백이 너무 기대되서 내가 오픈한 Github 이슈에 코멘트가 달리기를 여러번 확인했다. 

 

프론트 팀원 분이 주신 의견과 피드백
해당 의견에 대한 나의 코멘트

이러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나에게는 너무 감사하고도 즐겁다.

 

친구들과 각자 공부시간을 기록하는 열품타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데 아래 사진은 내 한달 통계이다.

살면서 내가 이렇게 꾸준히 무언가에 몰두하게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정말 행복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운이 좋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뭔데?

 

나의 장점은 자기 객관화가 잘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내 단점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한 절대 남과 나를 비교하지도 않는다. 나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공부할 것이 산더미다.

Spring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계속해야하고, CS 공부, Docker, Kafka 등등 추가적인 기술에 대한 공부도 해야한다. 

 

다음 단계로 한층 성장하기 위해 넘어야할 산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그럼에도 나는 프로그래밍을 사랑하기 때문에 전혀 버겁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먼저, GREAT UCI Program은 이번달(8월) 말에 최종 발표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이다.

 

다음으로, 이번에 새로 진행하는 강의 사이트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하려한다.

그 사이사이에 CS 공부나 개발 관련 서적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기본 옵션일 것이다.

 

마지막 목표는 앞서 언급한 Docker, Kafka등 추가로 기술 스택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이번에 빗썸에서 모집한 빗썸 테크 아카데미의 서버 백엔드 교육생으로 8월 중순부터 두 달간 참여하게되었다. 비록 짧은 두 달동안이지만 내가 공부하고 싶었던 Docker, Kafka, Redis, AWS RDS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겨 굉장히 설렌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나아가야하는 방향성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 기대 중이다.

 

사실 졸업을 앞둔 막학기와 프로젝트, 교육, 추가적인 공부까지 앞둔 올 하반기를 내가 무탈히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조금 있지만 그 동안 그랬던 것처럼 꾸준함과 열정을 가진다면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하반기가 되지 않을까?

 

올해 하반기를 마무리하며 지금보다 더 성장한 내가 되어 하반기 회고록을 작성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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